Diary

이거슨 일기다

2015. 11. 4. 06:29



말이 많은 사람보다 차라리 말이 없고 조금은 재미없는 그런 사람이 더 낫다는 걸 나이를 먹을수록 자주 느낀다. 생각 해보면 실언을 하고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은 언제나 말이 많은 사람이었다. 말을 잘하는 것과 그냥 말이 많은 건 엄연히 다른건데. 그걸 혼동하더라.

나는 목소리가 크고 말이 많은 사람이 싫다. 근데 그런 사람들을 매일 마주하지...아...스트레스.....내가 얘기한 말이 많은 사람이란, 말을 많이 하는데 그 말 속에 실속이라고는 전혀 없고 그냥 말 그대로 많기만 한, 그런 사람이다.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가 빨리고 피곤해...


그런데...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사람을 15년 동안이나 감금한 건가요?
오대수는요, 말이 너무 많아요.

올드보이에서 되게 기억에 남는 대사 중 하나인데 갑자기 생각났다. 저 대사 할 때 유지태 목소리 겁나 좋아....어쩔 수 없는 목소리 덕후ㅋㅋㅋㅋㅋㅋ



내가 살갑고 다정한 성격이 전혀 아니다보니 귀엽고 다정하고 착한 그런 캐릭터를 못 쓰는게 맞아요...내가 쓰는 요니는 건조하고 무심하면 무심했지 다정하지도, 친절하지 않아ㅋㅋㅋㅋ 그래서 달달한 걸 쓸려면 한숨부터 나온다. 나는 달달하다고 쓴건데 전혀 달달하지가 않아.....달달한 걸 쓰지 못하는 병에 걸린 것 같다.

이번 웹진 원고를 할 때 가장 고민했던 게 있는데. 생각한 플롯이 두 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내가 써보고 싶지만 생각했던 그대로 잘 나올 수 있을까, 하는 것과 또 하나는 그동안 많이 써 봐서 쉽게 잘 쓸 수 있는 것. 그 두 개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. 글을 뽑는 건 그 다음이었다. 그리고 난 결국 도전이 아닌 안전빵을 택했지....

조인트든 웹진이든 합작이든, 일단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참여하는 그런 건 도전보다는 최대한 본인이 잘하는 것을, 내가 빛나 보일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게 결과에서든 만족도에서든 더 낫다는걸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으므로....나는 실패를 두려워 하는 그런 나약한 덕후니까....ㅠ ㅅㅠ

글을 많이, 자주 쓰는 건 어차피 나는 게으르고 또 스토리텔링 바보라 못하니까 이미 포기했고. 대신 한 편을 쓰더라도, 그게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쓰자, 하는 마음이다. 근데 솔직히 엔총은 1차 떡밥이 워낙 우월해서 내가 2차로 뭘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ㅋㅋㅋㅋ 이건 팩트다!!! 


그래서, 컴백은 6일 밖에 안 남았는데 깡통 자네는 언제까지 그렇게 사진만 풀텐가. 빨리 영상 티저랑 트랙 프리뷰 주라 줘! 예판을 풀어놓고 트랙 리스트 조차 알려주지 않는 해파리의 무신경함에 난 웃어줄 수가 없어. 열 받네, 이거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