Original scene

화랑

2017. 9. 16. 02:29




도원경 컨셉이 뭔가 화랑 같으니까 큰 전쟁을 앞두고 낭장결의를 하면서 두려움에 떠는 요니를 보듬어주는 선배로 화랑 홍차 보고 싶다. 홍차는 둘 다 이뻐가지고 그렇게 짙게 화장하면 아름답겠지. 그래서 더 처연하고 비통하겠지ㅠㅠㅠㅠㅠㅠㅠㅠ


그 전쟁의 선두에 있는 게 선배. 그리고 선배가 바득바득 우겨 요니는 최전방에서 최대한 멀리 배치되는데 그걸 알게 된 요니는 선배를 찾아가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뜨릴 얼굴로 마구 화를 내겠지.




“빈랑은 어찌하여 끝까지 나를 이리 우스운 사람으로 만드시는 겝니까.”

“우습다니요. 누가요. 연랑은 내게 손 끝 하나 닿기도 아까운 사람인데, 누가 우습다는 거야.”

“빈랑이 거길 가면 죽을 걸 아는데. 내가 어떻게 거길 가요….”

“그래도 가세요. 내 청입니다.”




요니는 끝내 선배의 고집을 꺾지 못했어. 낭장결의는 선배가 요니의 화장을 직접 해줬어. 입술을 곱게 칠해주는 선배의 얼굴을 요니는 가만히 보다가 결국 참고 있던 눈물을 터뜨리지. 소리도 못 내고 그렇게 우는데 선배는 그 모습이 마지막인 냥 조용히 바라봐.




”그리 울면 화장이 번집니다. 그만 그치세요, 연랑. …연랑. 신라의 화랑은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도 눈물을 몰라야 합니다. 나는 태어날 때부터 신라의 화랑이었고 눈을 감는 순간까지 그럴 것이고. 또 그것을 한 번도 의심한 적도, 후회한 적도 없었습니다. 그래서 어떤 전쟁에서도 죽는 게 두렵지 않았어요. 이게 내 운명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.


…헌데, 오늘은 좀 많이 두렵습니다. 죽을 걸 알면서도 사지로 뛰어드는 것에는 어떤 불만도 원망도 없으나 그 사지에서 연랑을 빼줄 수가 없는 게, 너무도 비통합니다. 그러니 꼭 살아남으세요. 화랑은 죽는 순간까지 정의로워야 한다는 그 사실을 오늘만은 잊고, 부디 끝까지 살아남아 주세요, 연랑.


…내 마지막 청입니다.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