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홍빈
차학연
“가끔 나도 모르게 생각이 날지도 몰라. 처음부터 아예 몰랐던 것처럼 그렇게 싹 잊어버릴 수는 없어. 상처 받지 않을 자신 있어? 그 사람에 대해서.”
“솔직히, 아뇨.”
“…….”
“하지만 나을 수 있어요. 그거 알아요? 상처 받고 싶지 않다, 라는 마음이 진짜 상처라는거.”
너는 어른 같다. 내가 형인데, 네가 엄마 같다.
하지만 난, 그 받고 싶지 않았던 상처를 또 다시 받는다면 다시는 나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진짜 상처다.
그 흉터가 도저히 지워지지도, 잊혀 지지도 않고 평생 나를 귀신처럼 따라다니며 자꾸만 되살아나서, 나는 그렇게 아무데도 흐르지 못하고 거기 그 곳에 언제까지고 고여 있을 수밖에 없을 거라는 그 못난 마음이, 내게는 진짜 상처다.
“그러니까 내 걱정은 하지 마요. 난 그 사람 생각하는 형 때문에 매일 상처 받아도. 또 계속 나을 거예요.”
“…….”
“그렇게 해서, 형이랑 그 사람보다 더 오래 행복할 거예요.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