원식이가 그랬었지. 너의 장점은 사람이 좋다는 것. 하지만 너의 단점 또한 사람이 좋다는 것. 난 그걸 보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.
학연아. 나는 네가 좋은 사람이라서 너를 좋아했거든. 근데 네가 참 좋은 사람이란걸 너무도 잘 알아서 지금 더 많이 슬퍼. 그래 차라리 네가 독하고 모질어서 싫은 소리들 다 무시하고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싶은 것만 듣는 그런 여우같은 아이였다면 이렇게까지 슬프지는 않았을 것 같아.
누구보다도 팬을 소중히 여기는 너는 그 사람으로 인해 네가 그렇게 울었음에도 끝까지 믿어줬는데. 그 믿음이 결국 너의 등에 칼을 꽂는 배신으로 돌아왔다는걸 생각하면...정말 눈물이 난다.
이번 사건으로 떠오른 그 홈들 사진. 갤러리 보니까 저장한 게 꽤 되더라. 네가 참 예쁘게 잘 나온 사진들이라서 한장한장 저장했었어.
난 사실 빅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리 나쁜 사람들은 없을거라고 생각했어. 너희가 그렇게 착하고 멋지고 바른 아이들이니까 그런 너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럴거라고 생각했었나봐. 예쁜 결과물에는 그것을 담아내는 그 찰나에도 큰 애정이 깃든다잖아. 천사같은 너를 많이 아끼고 그 만큼의 애정을 담아서 사진을 찍으니까 그렇게 예쁘게 잘 나오는거라고. 그렇게 생각했거든.
근데 아니었네. 그냥. 그냥 네가 예쁜거였네. 그냥 빅스가 빛나는거였네.
네가 이 일을 몰랐으면 좋겠다. 따뜻하고 다정한 말들만 듣고 애정 어린 시선들만 받으면서. 그렇게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겠다. 그러기 힘들거란거 아는데...그래도 막연히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.
오늘따라 참 밤이 길다. 너무 화나고 슬프고 마음이 아파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어...